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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의식 연구 | 한동훈 - 교보문고
로봇 의식 연구 | 로봇은 인간 사회의 모순과 윤리적 빈틈을 드러내는 거울에 가깝다.인공지능이 의식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존재에게 무엇을 물을 수 있을까. 이 책 『로봇 의식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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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공모전에 모조리 떨어지고, 문학동네 최종심 한번 올라가고, 어디 문학상 수상해서 70만원 번 게 전부였습니다. 희곡이 연극 무대에 올라간 적은 한번 있습니다. 2009년에 희망을 접고 절필하고, 영화계에 투신해서 스텝으로 일하면서 영화 시나리오 쓰고 단편영화 연출하다가, 2020년부터 다시 소설로 돌아와서 전공(철학 & 프로그래밍)을 살려 인공지능 관련 소설을 썼습니다. 인공지능의 의식에 관련한 주로 윤리적인 이슈를 다루었습니다. 과학지식에 기반한 개연성 있는 과학소설이라 공상과학과는 조금 차이가 납니다. 얼핏 떠올리시는 그 해외 SF작가들의 분위기와 비슷한 점 있습니다.
이 소설 한 권에 6편의 과학소설과 3편의 공상과학소설이 들어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하루종일 공부하고 연구하고 그 결과를 소설로 겨우 단편 과학소설 여섯 편으로 뽑아냈는데, 이렇게 집중하고 공부해본 적은 없네요. 특히 가족들에게 폐를 끼친 게 큽니다. 지난 24년간, 그중 15년을 돈을 제대로 벌지 못했으니 글 쓴다고, 인공지능 연구한다고 집안에서 폐문하고 절치부심한 저를 보고 참아준 누군가에게 미안하지요. (처자식은 없습니다. 처자식이 있었으면 진작 돈 벌러 나갔겠죠...^^)
24년간 공모전에 제출한 우송료만 해도 헐찍한 중고차 한대는 뽑겠는데 소설뿐만 아니라 TV단막극, 영화 시나리오, 희곡, 만화스토리도 썼었더랬지요.
사비출판은 문학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실력이 검증되지 못한 작가의 자기 배설 행위'에 불과하다고 항상 생각해왔기 때문에 자비 출판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본격 문학에 장르적 성격까지 있어서, 게다가 철학과 인공지능 기술까지 결합되어 있다 보니, 그냥 제가 출간해서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결국 자비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2023년에 저 자신을 제가 등단(데뷔)시켰습니다. 그런 이유로 더이상 기성 문단의 등단 과정은 사족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100년 전에 영미 서양 작가들(인문학, 과학, 문학 작가들)을 보면 돈이 없어서 출판사를 통해 겨우 100부 출간하기도 하고, 뒤늦게 많이 팔리기도 했지요. 저도 그런 마인드 비슷합니다.
그동안 저에게 말석 하나 내주지 않았던 문학동네, 창비, 문학사상사, 실천문학사, 현대문학사, 열림원, 민음사, 문학과지성사, 자음과모음 그외 신춘문예 주최 신문사들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들이 저를 쉽게 받아들였더라면 저 또한 문학을 쉽게 생각했을 것이고, 문학을 이렇게 제 삶의 등불로 삼지는 못했겠지요. 회백질 뇌 속의 복잡한 신경회로 패턴의 발화가 우리 호모사피엔스 정신의 전부이고, 우리가 창작하는 모든 상상물의 기반일 텐데, 그럴지라도 그 고여 있는 늪속에, 혹은 아름다워보이기만 하는 인본주의라는 숲속에 머물러 있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듭니다. 쌀 익힐 밥솥이 있고 라면 끓일 냄비가 있다면, 그것으로 이 회백질 뇌의 신경회로 발화 패턴을 꾸준히 상향시킬 수만 있다면, 더이상 무엇이 부러울까요. 글과 인간의 본성을 논하지 못하고 그 상업적 성격에 어쩔 수 없이 초점을 맞추었던 한때의 저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삼십대에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이제 오십대지만, 인간이란 무엇인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하는 아주 어렸을 때 품었던 질문을 이제서야 진지하게 다시 들여다볼 수 있어서 참으로 고마운 시절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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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편의 중단편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 서문 (알파고, 기계의 마음)
1. 비행 청소년을 참혹하게 죽이는 순찰로봇. (앙심)
2. 불법주정차 단속을 하다가 사람을 죽게 내버려두는 순찰로봇. (고의)
3. 기억과 언어 능력을 갖추어가는 3~7세 정신연령 로봇의 좌절. (기억)
4. 사람의 엉덩이를 만져 기소된 웨어러블 로봇. (나쁜 손)
5. 구역을 이탈해 비 맞고 고장난 어느 돌봄 로봇의 사연. (장마철)
6. 노인과 개의 친구가 된 로봇. (우정)
7. 사람에게 충실한 반려로봇의 최후. (반려자)
8. 폭행하는 인간에 훗날 복수하는 로봇. (16년 뒤)
9. 로봇과 인간의 몸이 섞인 합성인간의 수상한 죽음. (합성인간 살인사건)
작가 소개:
1968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다. 1996년 서울로 상경하여 IT업계에서 일했다. 리눅스용 한글 입력 라이브러리 '달래'를 제작했다. 2002년부터 영미소설을 번역하면서 소설 창작에 손을 댔다. 2005년 모 문예지 최종심에 단편 「안개 속에서」가 올랐다. 희곡 「탈출기」로 2006년 근로자문화예술제 희곡 부문 은상을 받았다. 2006년 앤솔러지 『돌솥비빔밥』에 단편 「슬픈 낙하」를 실었다. 2010년 공연창작집단 '소소'가 희곡 「창작의 조건」(원제: 새벽 2시의 알리바이)을 무대에 올렸다. 2011년부터 주로 영화 촬영현장에서 촬영기사, 동시녹음기사로 활동하면서 시나리오를 쓰고 단편영화를 연출했다. 2020년부터는 프로그래밍·인공지능 알고리즘·철학·뇌과학·로봇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의식있는 인공지능(conscious AI)'을 개발하기 위해 골방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 결과를 이따금 소설로 풀어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미친토끼일기', 네이버 블로그 '미친 토끼의 가출일기'를 운영하고 있다.